유럽1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우리들의 '국제활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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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년 전부터 워크캠프에 참가하고 싶었지만 그동안은 이것저것 잘 맞지않아서 참가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이번 학기에 독일로 교환학생을 오게 되었고, 이때가 기회다 싶어 학기 시작 전 독일 워크캠프에 참가했습니다. 준비는 사전교육에서 받은 정보를 십분 활용했어요! 후기를 바탕으로 한 정보라서 유용했어요. 또 사전교육은 워크캠프에 대한 이해와 나의 마음가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참가한 워크캠프가 꼭 독일어만 사용해야했기 때문에 기대보다도 걱정이 많이 됐어요. 약 25명이 참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많은 사람들과 잘 친해질 수 있을까 설렘반 걱정반으로 출국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독일어만 사용해야하는 워크캠프였기 때문에 모든 것이 독일어로 진행됐는데, 독일어를 배운지 5달정도밖에 되지 않은 저와 친구는 굉장히 힘들었어요.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독일어를 배운지 약 3~5년 정도라 잘하는 친구는 정말 잘하고, 못해도 자기 의견을 내는 정도는 했는데, 저는 질문이나 설명도 제대로 이해 못했고 의견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고 이게 너무 스트레스여서 약 3일동안은 꿈도 독일어 꿈을 꿀 정도였어요. 또 독일어때문에 사람들이랑 깊이 친해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저를 많이 괴롭혔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해보자고 마음먹었어요. 그래서 친구들이 말한 단어 중에 모르는 단어들은 핸드폰에 써서 무조건 외웠고,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면서 최대한 배워가려고 했었어요. 또 말이 잘 안통해도 진심은 통할 거라는 생각에 먼저 인사도 밝게 하고, 잘 웃고, 리액션도 열심히 했더니 정말로 친구들이 다가와주더라구요. 몰래몰래 영어를 섞어서 이야기 해준다던지, 제가 모르는게 있으면 귀찮거나 싫은 티 없이 친절히 대답해주어서 정말 고마웠어요!
일은 청소, 장작패기(캠프파이어), 숲에서 나무 베기, 요리 이렇게 나뉘었어요. 매일 다르게 하고 싶은 일을 정할 수 있었고 일의 강도도 약한 편이어서 친구들이랑 놀다시피 일했어요. 일하면서 친구들이랑 더 친해질 수 있었구요! 저는 이게 좋았는데, 숲에서 일해보고 싶어서 참가하게 되었다는 일본인 친구는 이 부분이 조금 아쉽다고 하더라구요.
25명 정도라고 알고 갔는데 도착해보니 40명이 넘는 참가자가 있었어요. 숫자로 써놓으면 정말 많고 부담스럽다 싶기도 한데, 실제로는 우리가 40명이 넘는다고? 할 정도로 엄청 많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서로 잘 어울리며 활동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한국, 일본,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체코, 세르비아, 포르투갈, 러시아, 우크라이나, 영국, 터키 등에서 참가했고, 대부분 10대였어요. 처음에는 다들 10대라고 해서 당황했는데 확실히 같은 나이대여도 아시아랑 유럽은 조금 다르더라구요. 2주동안 같이 지내는 데에는 하나도 문제될 것이 없었고, 오히려 그 친구들이 저를 귀여워했어요...................
혹 Marburg 캠프에 참가하신다면 정말 적극 추천할게요! 캠프 담당자인 이탈리아인 브루노가 저랑 친구를 많이 챙겨줬어요. 담당자도 되게 멋있고 좋은 분이고, 독일어 수업을 해주시는 안드레아스도 캠퍼들에게 이것저것 많이 해주시고 좋아요.
일과 여가가 확실히 구분되어있고, 무엇보다 먹는걸 진짜 잘 챙겨줘요. 삼시세끼 뿐만 아니라 간식도 항상 있어요. 워크캠프에서 이 정도로 잘 먹을거라고 기대 안했는데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잘 먹은 것 같아요.
워크캠프가 진행되는 Marburg가 작지만 되게 예쁜 도시라서 구경하기에도 좋아요.기차나 버스타고 Frankfurt, Mainz, Kassel, Koeln으로 다같이 여행가는 것도 좋았어요.
참가 전에도 걱정이 많았고, 참가하는 동안에도 심적으로 힘들어서 울기도 했는데 그래도 결국에는 좋은 기억으로 남더라구요. 처음에는 많이 위축됐지만 제가 할 수 있는건 다 해보자는 마음으로 노력했던 것이 좋은 추억과 좋은 친구들을 남긴 것 같습니다. 또 말보다도 중요한건 마음같아요. 초반에 독일어로만 이야기할때는 말을 잘 못해서 사람들이랑 많이 못 친해지는 건가? 했는데, 누군가와 친해진다는게 말이 잘되는 것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더라구요. 내가 이 사람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마음, 친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것 같습니다! 정말로 진심은 통합니다:)
저는 교환학생 학기가 끝나고 남은 시간에 워크캠프에 또 참가할까 생각 중이에요. 약 2주간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좋은 추억을 많이 쌓을 수 있었고, 나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고민하고 계시다면 꼭! 하셨으면 좋겠고, 결정하신 그 순간부터 어학공부를 최대한 하고 가시기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