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우리들의 '국제활동 이야기'
아시아
올해 대학교를 입학하고 학교를 다니면서 일상에 지루함을 느끼자 불안해졌다. 대학생의 나를 되돌아봤을 때 기억에 남는 것이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고등학생 때 더나은세상을 통해서 베트남에 봉사를 갔다 왔다. 그 때 봉사를 통해서 도움을 준 것보다 얻어가는 것이 더 많았다. 베트남에서처럼 나와 다른 문화, 종교, 가치관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교감하고 싶었다.
또 나는 수의대를 다니고 있으며 야생동물에 관심이 많아 캠프 중에서도 야생코끼리 보호 프로젝트를 선택하게 되었다.
출국 전까지 두려움으로 가지 말까 고민도 계속 하고 주변사람들은 고생만 한다며 부정적이었다. 관광지를 제외한 지역에 관한 정보를 찾기도 매우 어려웠고 철저히 준비를 하여도 두려운 것은 여전하였다. 사전교육에서도 들은 이야기지만 워크캠프가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될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두려움을 안고 간 낯선 환경을 극복한 나의 모습이 기대되었다. 타국에서의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싶었다.
나는 내가 정말 준비를 잘 해놨다고 생각했지만 공항에서부터 내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연달아 일어났다. 공항에 도착하고 택시를 타고 호텔에 가야하는 데 택시를 잡을 수가 없었다. 낯선 사람의 차를 잘못 탔다가 강도라도 당할까봐 걱정하다가 비행기에서 만났던 한국에서 근무하시는 인도네시아 남성분께 도움을 청해서 그분의 가족들은 내가 택시를 탈 때까지 기다려 주셨고 다행히 호텔직원을 찾아 공항택시를 타고 무사히 호텔에 도착했다. 한국말을 할 수 있는 분을 만났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허술했던 내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우리는 way kambas 야생 코끼리 국립공원에 있었다. 코끼리를 관리하는 mahout과 한명씩함께 코끼리를 탄 채로 호수에 들어가 코끼리를 씻기거나 정글에 풀어주고 데려오는 일을 하였는데 같이 호수에 들어가면 허리까지 옷이 젖고 맑은 하늘 아래에서 코끼리를 타고 정글을 갔다 오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우리 팀원들말고도 옆방에 머물고 있던 인도네시아 수의대 학생들과도 어울렸다. 일정 사이마다 시간 공백이 컸으며 가끔은 현지사정으로 인해 일정들이 취소되었다. 그래서 우리에게 많은 시간들이 있었는데 각자의 사소한 일상부터 정치적인 문제나 경제에 관하여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고 간단한 게임들을 하며 시간을 보내었다.
내가 캠프에서 가장 충격적인 시간은 마지막 이틀을 mahout 총 관리자 DEDY의 집에서 보냈을 때였다. 지역문화를 몸소 경험하고 인도네시아가 이슬람 국가라는 것이 가장 실감나던 시간이었다. 가정집에서 머무르고 초등학교를 방문했던 것 그리고 오후5시쯤 되면 방송이 나와 동네사람들이 모여 기도를 드리는 것을 봤던 것은 꽤 충격적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오른손으로만 이용해서 밥을 먹어야 하고 화장실엔 휴지가 없다’ 단순히 이 정도로 인도네시아 문화를 알고 있었는데 가까이서 그들을 바라보니 나는 극히 일부만 알고 있었고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상시에 당연시 여기던 이야기지만 정말 마음 속 깊이 와 닿은 순간이었다.
외국에 나 혼자 나가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너무 두려운 일이다. 인터넷이 발달되었어도 현지상황 정보를 얻는 것은 어렵고 얻을 수 있는 정보는 형식적으로 백과사전에 나와 있는 것과 외국인 여행자 범죄에 관한 것이다. 준비를 철저히 하고 가도 내가 예상치 못한 상황은 항상 일어난다. 하지만 항상 안전에 유의하며 침착하게 행동하면 해결책은 항상 존재한다. 낯선 타국에서 다양한 일들을 겪으면서 각자의 문화, 가치관, 행동방식이 다른 이에게 낯설고 새롭게 여겨진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우리의 세상을 향한 인식이 넓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작별인사하면서 다시는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생각에 슬펐지만 소중한 추억들을 잊어버리고 일상으로 돌아갈 내가 두려웠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정글에서의 하늘을 잊지 말자.'였다. 그 하늘에 캠프에서의 일들, 서로의 이야기와 나의 다짐들이 다 담겨있다 느꼈다. 그 하늘을 마음속에 간직하며 잊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