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코드) : 독일(IBG 04) / 활동기간 : 2013-05-06 ~ 2013-05-16
• 주제 : CONS/RENO • 타이틀 : Ehningen (Baden-Wurttemberg)
• 개최지역 : Eningen, Germany
Eningen, 그곳에서 만난 가족
화학공학과 4학년 홍 지수
집에서 나의 모교인 숭실대학교까지 버스로 1시간,
북한산 자락이 위치한 한가한 버스정류소에서 1711 버스를 타고 학교로 향한다. 따스한 햇살이 버스 안을 환하게 비추고, 평소 좋아하는 팝송을 들으며 간다. MP3겸용으로 쓰는 핸드폰에는 한국가요는 거의 없고, 외국 가요만 있다.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듣던 팝송이 취향이 되어버린 것이다.
Taylor swift의 I knew you were trouble을 들으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특히, 겨울에서 여름이 되어가는 약간 쌀쌀한 날씨에서 화창한 날이면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나의 대학생활에서 가장 의미 있고 행복했던 순간인 작년 이맘때쯤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Why do you come here?”
“I am here for doing volunteering service by Workcamp”
독일 stuttgart 공항에서 직원이 내게 입국 사유를 물었다. 우리나라 보다 잘사는 독일에 봉사활동을 하러 왔다는 것이 조금 웃겼다. 그러나 내 목적은 단순히 봉사가 아니라, 내 대학생활의 색다른 경험을 위함이었다.
독일, Eningen 지하철 플랫폼. 어깨엔 무거운 배낭과 한손에는 캐리어를 끌고 다른 한손에는 지도를 들고 지하철에서 내렸다. 지하철에서 내리자, 밝은 햇살과 함께 싱그러운 풀잎이 전형적인 시골마을을 장식했다. 내가 10박 11일 동안 외국인 팀원들과 봉사하게 될 마을 Eningen. 주위를 둘러보니 너무나도 여유롭고 아름다운 마을임을 알 수 있었다. 짧은 감상도 잠시, 다시 무거운 짐을 이끌고 내가 묵을 숙소로 향했다.
포장도 되지 않은 길을 따라 시골 마을 정취를 느끼며 갔다. 얼마쯤 갔을까, 마지막 코너를 돌자, 푸른 들판 한 가운데 내가 묵을 숙소라는 것을 알 수 있는 표지판이 보였다. 그리고 그 뒤로는 크고 정갈한 오두막이 나타났다.
문은 모두 열렸지만, 아무도 없었다. 기대반, 두려움 반, 이층으로 이어진 계단 앞에서 누구 있냐 외치자, 또래쯤 보이는 여자아이가 뛰어 나왔다.
“Hello~ Are you the one of team member?”
여자아이는 독일인으로, 이번 워크캠프의 조장을 맞게 된 21살의 Jenny라는 여자아이였다. (그때는 Jenny가 나와 가장 친해지고 함께 고민을 털어놓을 정도의 사이가 될지 몰랐었다.)
Jenny와 2층으로 올라갔다. 5개 정도의 방이 있었고, 방마다 이층침대가 3~4개 정도 놓여있었다. 먼저 온 사람이 선택권이 있다며, 함께 내가 쓸 침대를 골랐다. 밤하늘이 별이 잘 보이게 천장에 유리창이 있는 방과 창문 넘어 커다란 나무와 햇살이 비치는 있는 방을 고민하다가 Jenny가 묵는 햇살이 비치는 방으로 골랐다.
함께 비치된 과자를 먹으며 다른 팀원을 기다렸다. 오두막 앞에 있는 그네를 타면서 Jenny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던 도중, 수염이 덥수룩하고 머리가 약간 벗겨진 다른 팀원이 왔다. 이름은 Vlasis로 그리스인이였다. 이 친구는 한국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나에게 안녕하세요 하며 두 손 모아 공손히 인사를 했다. (인도와 한국을 헷갈려하는 눈치였다.) Vlasis는 현재 독일에 거주하고 있으며 Jenny를 도와 부조장의 역할을 맡았다고 했다. 그는 10박 11일 중 절반동안이나 하루 일과가 끝나고 밤늦게 나를 도와주었다. 급하게 핀란드에서 독일로 넘어왔기 때문에 미쳐 구하지 못한 유럽여행티켓을 마련해 주기 위해서였다. 그는 현지인으로서 가장 저렴한 경로로 티켓을 구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Valsis가 오고, 연이어 영국인 Owen, 프랑스인 Neth, 스코틀랜드인 Jose, 일본인 Yoshiko, 한국인 Young, 네덜란드인 Linda가 도착했다.
우리의 아침은 “Hello~”로 시작했다.
뭔가 아침에 일어나 처음 하는 말인 Hello가 익숙지 않았다. 10일 동안의 짜인 식단대로 팀을 나눠 아침을 준비했다. 초반 3일까지는 오후에 함께 즐겁게 일하다가도 아침이 되면 괜스레 어색한 분위기가 돌았다. 그래서 주로 라디오를 틀어놨었는데, 그때 Taylor swift의 I know you were trouble곡이 자주 나왔었다.
식사가 끝난 아침 9시부터 우리의 봉사활동은 시작되었다. 우리가 묵었던 장소는 아이들을 위한 캠핑장이었는데, 앞에 공터가 있었다. 공터는 진흙으로 질퍽거리고 잡초로 무성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공터에 벽돌로 길을 만들고, 오두막 주위로 울타리를 치는 것이었다.
두 팀으로 나뉘었고, 나와 Jenny, Owen이 같은 팀이 되었다. 우리는 길 만드는 일을 하였는데, 육체적으로 많이 고된 일이였다. 하지만 우리는 전체 팀원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축에 속했기 때문에 마다 않고 열정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나이가 비슷해서였는지, 셋이 단합이 잘되어 힘이 넘쳤다. 밤에 다른 팀원들은 피곤해서 일찍 골아 떨어졌지만, 우리는 청량한 시골 공기의 밤하늘 아래 독일 맥주를 즐겼다.
평화로운 시골마을에서 우리의 봉사는 순탄치만은 않았다. 봉사를 시작한지 중반쯤 되던 날, 내가 속한 Jenny와 Owen이 감기 몸살에 걸렸다. 아무래도 땅을 파고 한 무더기의 벽돌을 계속 날라야 했던 일의 강도와 변덕스러웠던 독일날씨로 감기에 걸린 듯 했다. 애초에 적은 인원으로 시작 되었고 몸살에 근육통까지 호소하는 팀원들 때문에 인원 교체와 충원이 필요했다. 우리 팀원들은 불만이 쌓일 데로 쌓인 터라, 해결방안이 시급했다. 나도 개인적으로 카메라로 서로의 사진을 찍으며 편안히 일을 하는 것 같은 울타리 팀에 불만이 있었지만,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Vlasis에게 회의를 요청했다. 함께 회의실에 모여 각자 메모지에 현재 일에 대한 만족도, 지속하면 좋을 점, 개선해야할 점을 나눠 적었다. 그리고 보드지에 붙여 함께 글을 읽어나갔다. 우리는 이때 입장 차이를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좀 더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일이 있고 난 후 주말, 우리는 근처 도시, 하이델베르크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다. 함께 피자도 먹고, 성곽에도 올라가서 사진을 찍으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그곳에서 서로를 잊어버려 한참을 찾다가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그곳에서 한인마트에 들려 나와 한국인 언니가 김밥재료를 샀다. 팀원들에게 한국음식을 만들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후에 돌아와 점심에 김밥과 애호박전을 만들어 주었다. 팀원들은 애호박전을 Pan cake라며 레시피를 적어갔다. 그리고 샌드위치를 먹었을 때보다 점심에 김밥을 먹으니 저녁을 다들 배부르다며 거절했다. 여기서 한국인의 밥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10박 11일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즐거운 나날이 흘러갔다. 그리고 마지막 날, 우리는 모두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껴안았다. 우리가 이렇게 다시 모여 함께 할 수 있는 날이 없을 것이란 걸 서로 알았기 때문에 더욱 슬펐다. 처음엔 모두들 낯선 외국인 팀원들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헤어질 땐, 엄마 Linda, 아빠 Vlasis, 삼촌 Jose, 여동생 Jenny, 둘째언니 언니 Yoshiko, 첫째 언니 Young이 되어 서로와의 재회를 기약하며 Eningen을 떠났다.
• 총 참가국 수는? 1
• 총 참가자 수는? 8
• 항공료 : 1100000 원
• 교통비(항공료 제외) : 100000 원
• 참가 중 지출 비용(현지 참가비 제외) : 100000 원
• 미팅포인트 : 워크캠프 장소
• 미팅포인트로 이동하는데 있어 불편한 점이 있었다면? 큰 불편 없었음
• 숙박형태 : 기타 (캠프장)
• 화장실 : 건물 내
• 인터넷 사용 환경 : 불가능
• 공식 언어 : 영어 / 공식 언어로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었는가? : 그렇다
• 취사여부 : 직접 취사
• 참가자들 사이의 교류 정도 : 매우 활발
• 지역 주민과의 교류 정도 : 활발
• 봉사활동의 강도 : 힘듦
• 봉사활동 시간(1일 기준) : 7~8
• 사전 제공된 인포싯에 설명된 정보와 실제 캠프와의 차이점이 있었나요? 대부분 일치
• 기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 인생에 있어서 소중한 추억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참여하고 싶고, 우리나라에서도 진행하는 워크캠프에도 참여하여 한국의 캠프리더로서 외국인 친구들과 다시 한 번 좋은 추억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