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했던 일본 요양원의 추억
• 이름 : 최원유
• 국가(코드) : 일본(CIEEJ1405) / 활동기간 : 2014-07-14 ~ 2014-07-28
• 주제 : SOCI/CULT     • 타이틀 : Keiyukai Senior Care #1 /OSAKA
• 개최지역 : Japan
참가동기, 특별한 에피소드, 활동이야기, 다른 참가자들의 이야기, 참가 후 변화 등

일본, 내겐 가깝고도 먼 나라였다. 일본 요리를 참 좋아하고 단정한 일본인처럼 살고 싶다고 생각하다가도 사람들 만나면 곧잘 나오는 얘기가 Abe의 야욕에 대한 것이었으니 난 일본에 대해 이중적인 마음을 가졌던 것 같다. Keiyukai에 지원하면서 이번 여름방학은 그동안 연마한 일본어를 열심히 써보자고 생각했다. 다른 참가자 중에 Serbia 아이도 온다고 해서 기대가 되었다. 왜 이렇게 먼 곳에서 오는 걸까, 일본어는 할 줄 알려나, 일본 노인들하고 말동무해야 되는데 그런 거 잘 하려나. Mail을 주고받았기 때문에 서먹함은 없을 것 같았다.
일찌감치 Meeting point에 도착해서 근처를 조금 둘러보았다. Katsuragawa 역. 지도보고 시골이겠거니 했는데 강건너 어마어마한 백화점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역 앞에서 멀끔한 백인과 여자아이를 발견했다! 틀림없다. "Robert Mihajlovic?" 그들은 돌아보았고 바로 반가운 포옹을 나누었다. 도쿄를 돌고 왔다고 했는데 잘 지낸 것 같다. 여자아이 이름은 Pham Minh thu. 보름 내내 이 이름 가지고 실랑이했다. 영화 Avatar에서 Navi족 언어 배우는 Jake처럼. Vietnam 발음이 한국어로 표현하기는 정말 어려웠다. 역 위층에서는 CIEEJ를 크게 그려놓고 Akiho Iwata가 기다리고 있었다. 후에 이 친구는 나의 일본 문화 선생님이 되어 일본인과 대화할 때의 세세한 부분도 짚어주고, 그들의 깊숙한 문화까지 알려주었다. 전자사전보다도 빠른 일본어 사전 기능도 제공했다.
모두 일찍 만났기 때문에 Centre에 전화하니 마중을 나오셨다. Hotel에서와 같은 대접을 받으며 짐을 싣고 Keiyuno sato(케이유의 마을)라고 부르는 Rojin home(노인의 집)에 갔다. Orientation을 하고 같은 건물 Dadami방에서 묵기로 한 후 휴식시간을 가졌다. 제일 맘에 들었던 점은 저녁 9시 이후 1층 전부를 우리가 쓸 수 있다는 것이었다. Karaoke 기계도 이용하고 공중목욕탕처럼 생긴 Shower room도 혼자서 써보았다.
드디어 Workcamp의 Work가 시작되었다. 어르신들 뵙는 거고 실내는 그나마 시원하니까 긴바지에 단정하게 옷을 입고 낮시간을 보냈다. 매일 오전 8시 30분 아침조회를 했다. 여기서 직원들에게 자기소개를 하고 전날 잠깐 인사하긴 했지만 2, 3, 4층으로 올라가서 노인분들께 다시 한 번 인사드리고 일을 시작했다. 목욕하고 나오신 할머니 머리 말려드리기, 말동무하기, 차 대접하기, 산보 같이 하기, 항균수건으로 곳곳 청소하기, 기다란 텃밭 꽃과 나무에 물 주기 등등등. 그리고 Keiyukai 소개사진에 나왔던 대나무를 타고 가는 국수 낚아 먹기 놀이를 하기 위해 집 뒤의 텃밭에서 대나무를 잘라서 속을 비우고 아주 정교하게 다듬었다. 국수 먹는 시간에는 그동안 Game으로 갈고 닦은 나의 순발력을 이용하여 잘 낚아 잡숫지 못하는 어르신에게 드렸다. Computer로 자료를 만들어 모두 모인 가운데 각자의 나라를 소개하는 발표 시간도 가졌다. Sakiko등 직원들과 같이 전통 일식을 먹으러 가고 노래방에서 일본 Style의 음주가무도 즐겨보고 함께 Arasiyama 구경 갔다가 Vietnam 요리도 해 먹었다. 우리끼리 따로 간 건 Gion Matsuri, 그리고 하루 더 Kyoto tour. 시간을 내서 다른 일도 해야지 생각도 했는데 불가능했다. 은근히 일정이 많았고 모두와 몇 분씩 얘기 나누다 보니 타야 할 Bus 놓치는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재밌었지만 나중에 다들 기진맥진해서 놀러 나갔다가도 금방 들어와서 휴식을 청했다.
어느새 일주일이 지나고 눈물로 아쉽게 헤어져야 했다. 전 주까지만 해도 보름간의 Workcamp는 참 길며 이 Workcamp는 두 곳을 갈 수 있어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만남보다 어려운 것이 이별이었다. 깊은 얘기를 나누며 함께 노래하며 친해진 직원들과 떨어질 수가 없었다. 어떻게 그렇게 친해졌는지도 모르겠지만 눈물이 났다. 한국 꼭 오시라고 저도 꼭 여기 다시 오겠다고 하며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고 편지와 선물을 서로 주고받았다. Haruto Nakayama가 Osaka현 Takatsuki시까지 안전하게 태워다 주었다. 옮긴 곳은 Megumino Ie(메구미의 집)라고 부르며 일은 비슷했지만 Daycare하러 오는 분들이 더 많아서 활동이 더 활발했다. 계속 한 곳에 머물면 생활이겠지만 Daycare하는 분들은 나들이하러 오는 느낌이랄까. 물론 Daycare하는 분들이 좀 더 보행도 수월하고 건강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으리라. 우리 역시 여러 군데로 나뉘어져 있는 Daycare center를 돌며 종이로 Yukata 접기 등의 다양한 활동을 했다. 직원들과 같이 불꽃놀이도 하고 Takoyaki 등도 해먹고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노인들과 얘기할 때는 주로 자기 나라에 대해 얘기하고 소개하는 일이 많았다. 그들은 꽤나 많은 관심을 보였다, 아마 우리가 날이면 날마다 오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리라. Serbia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다', 'Serbia의 이발사 그 Opera 아니냐' 등 잘 모를 뿐만 아니라 Serbia가 동양이 아니라서 더욱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Robert는 지도까지 그려가며 매번 열심히 설명했다. 개인적으로 역사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그들도 오랜 세월 전쟁을 겪으며 나라를 이루었고 근래에도 내전, 분단을 겪으며 총체적 혼란이 온 적이 있었다. 내 눈에는 똑같이 생긴 것 같은데 종족도 다르고 하고 종교도 다르다고 했다. Vietnam에 대해서는 'Ryoriga hontoni oisii(음식이 정말 맛있어요)' 이 말씀을 많이 하셨다. 결국 두 번이나 Vietnam 요리를 해서 맛있게 먹었으니 정말 행운이었다. 한국에 대해서는 역시 한류! 배용준, 이병헌 등의 얘기를 많이 했고 요리나 전쟁에 관한 것들이 뒤를 이었다. 김연자라는 한국 가수가 일본에서 Big hit를 쳤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북한과의 관계, 재일동포와 그들의 사회적 위치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었다. 평소에 잘 생각을 안 하던 부분이라 무척 어려웠지만 뜻깊었고 앞으로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직원들과 많이 친해졌고 그들은 늘 각 지역(Kyoto, Osaka)의 명소를 소개해 주려 애썼다. Yukata를 빌려 주어 같이 입고 축제 나들이를 다녀오기도 했고 우리가 가는 곳까지 태워주기도 하고 깊은 Otaku style의 가게에 데려다 주기도 했다. 기념품도 만들어 주고 우리의 건강과 입맛을 챙겨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물론 식사는 노인을 위한 부드러운 음식 위주의 급식이었지만 내게는 잘 맞아서 매끼 두 그릇씩 먹었다. 어떤 물리치료사는 요양보호시설에 어떻게 노인들이 머물 수 있는지 일본의 보험과 복지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어 노인관련 부문에 일본의 사회 자본이 정말 많이 투입되었음을 배울 수 있었다. 심지어 Rojin home에 머무르시는 노인들도 마치 우리가 Volunteerer가 아니라 Guest인 것처럼 하나하나 신경써주시고 배려해주셨다. 물론 나이차이가 많이 나서 손자뻘이라는 것도 있겠지만 그들의 섬세함과 따뜻함은 정말 놀라웠다. Tonari 이웃 나라에 사니까 잘 알겠다 싶었는데 사실 몰랐던 것들을 깨달은 느낌이었다. 그 깨달음은 일본에 대한 나의 인식을 마치 밀물처럼 서서히 그렇지만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런 게 Culture shock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시간이란 참 애매한 게 이번 보름은 훌쩍 지나가 버렸고 눈물로 안녕해야 했다. "꼭 다시 만나요", "한국 올 때 연락 주세요", "우리 내년에 일본에 다시 모이자!" 이렇게 다음을 기약했다. 'Sayonara'는 외치기 싫었다. 영영 안녕하는 느낌이니까. 이럴 땐 중국어가 더 나은 점이 있다. 'Zaizian(다시 만나요)', Cool하다. 내가 다시 일본을 갈 때 Must visit place가 이곳임은 틀림없다. 그때쯤 많은 것이 달라져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들의 웃음과 표정, 그 따스함은 그대로일 것임을 믿는다.

프로그램 세부정보

총 참가국 수는? 4
총 참가자 수는? 4
항공료 : 250000 원
교통비(항공료 제외) : 30000 원
참가 중 지출 비용(현지 참가비 제외) : 150000 원
미팅포인트 :
미팅포인트로 이동하는데 있어 불편한 점이 있었다면? 큰 불편 없었음
숙박형태 : 자원봉사자전용숙소
화장실 : 건물 내
인터넷 사용 환경 : 건물 내 가능
공식 언어 : 영어가 아님 / 공식 언어로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었는가? : 그렇다
취사여부 : 취사 안함
참가자들 사이의 교류 정도 : 매우 활발
지역 주민과의 교류 정도 : 매우 활발
봉사활동의 강도 : 보통
봉사활동 시간(1일 기준) : 5~6
사전 제공된 인포싯에 설명된 정보와 실제 캠프와의 차이점이 있었나요? 대부분 일치
기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말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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