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캠프 스토리

이전부터 아프리카에 꼭 가보고 싶었는데, 그냥 여행 가기는 사실 좀 겁이나기도 해서 워크캠프로 신청을 했습니다. 사실 아프리카에 대한 선입견이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아주 크게 걱정되는 점도 없었습니다. 다만 참가 전에 황열병, 장티푸스, A형 간염 주사는 챙겨 맞고, 말라리아약도 잘 챙겨갔습니다. 출발 전에는 아프리카 땅을 실제로 밟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이 들떠있었습니다.

워크캠프는 Dar es Salaam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Temeke라는 지역에 위치한 UVIKIUTA 센터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나무심기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센터 내의 Tree nursery와 인근 학교에서 주로 일했습니다. Tree nursery에서는 조그만 나무들을 옮겨심고, 물을 주는 일을 했고, 그 나무들을 학교에 가서 땅에 옮겨 심는 일을 했습니다. 그 외에는 근처 Eco village에 가서 비료를 가져오거나 센터 내 다리를 보수하는 작업을 하는 날도 있었습니다. 일하는 시간은 대략 4시간 정도로 길지 않았고, 오후에는 스와힐리어 배우기나 전통 춤 공연, 시내 구경, 워크샵 등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워크캠프에서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은 주제가 있으시면 워크샵을 통해 할 수 있습니다. 저녁 먹기 전까지 1-2시간 정도의 자유시간이 있고, 저녁 시간 후에는 다양한 국가들의 Cultural night이 진행됩니다.

저희는 2개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캠퍼들이 함께 생활했는데, 참가자들은 프랑스, 독일, 그리스, 한국, 홍콩, 대만, 탄자니아로 구성되었습니다. 오리엔테이션 때는 서로의 지역에 대한 선입견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지는데,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함께 생활하면서, 그리고 Cultural night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배우게 됩니다.

생활공간은 남녀 나누어서 숙소가 있어서 처음에 굉장히 놀랐습니다. 텐트 같은 곳에서 잘 줄 알았는데, 침대도 있고 침대마다 모기장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전기가 항상 들어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있습니다. 샤워시설과 화장실은 충격이지만 3일이면 적응됩니다. 바스켓으로 샤워도 하고 물도 내리고 그럽니다.

음식은 따로 해주시는 분이 계시고, 아침 점심 저녁 먹고 싶은 만큼 먹을 수 있도록 잘 나옵니다. Cultural night때 의무는 아니지만 각자 나라 요리를 할 수 있습니다. 부엌시설이 최신이 아니기 때문에 조심해서 잘하셔야 합니다. 물은 식수가 따로 있으므로 꼭 식수를 마셔야 합니다.

주말에는 사파리에 갈 수도 있고, 시내에 나가도 되고, 선택하시면 됩니다. 저는 사파리에 다녀왔는데 한번쯤 가볼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텔레비전 동물의 왕국에서 보던 것처럼 다이나믹 하진 않지만 광활한 초원 위에 걸어다니는 동물들을 제 눈으로 볼 수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아프리카 워크캠프는 참 평화로운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탄자니아 현지 친구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 볼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아프리카에 오기 전에 궁금했던 점도 실컷 물어보고, 또 아프리카에 대해 몰랐던 것도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게 신기하고 약간은 불편하기도 했지만 때묻지 않은 아프리카에서 생활하다보니 힐링도 되고,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정도로 적응한 제 모습에 새삼 놀라게 되었습니다. 아프리카에 망설이지 않고 오기로 했던 선택이 정말 제 인생에서 최고로 잘한 결정 중 하나가 되었고, 다음에도 아프리카에 올 기회가 있으면 망설이지 않고 올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