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동기, 참가 전 준비, 워크캠프에 기대했던 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설렘으로 워크캠프를 지원하고, 설명회를 참석하고, 준비를 했다. 워크캠프에 대해서는 2년 전쯤부터 알고 있었지만, 직접 실천을 하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용기가 필요했던 것 같다. 참가가 결정되고, 평범하고 익숙하게 생활해왔던 일상을 떠나 낯설고 새로운 환경과 사람들 속에서 시간을 보낼 것을 생각하니 기대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되는 마음이었다.
인포싯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하루에도 몇 번씩 워크캠프 홈페이지와 이메일을 확인하곤 했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인포싯을 받고 나서야 내가 다음 달에 체코로 가게 된다는 사실이, 그리고 처음 보는 외국인 친구들과 그곳에서 2주를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현실로 다가왔다. 필요한 물품들을 체크하고 함께 만들어 먹을 음식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며 내가 잘 버틸 수 있을까,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끝없이 되물었었다.

현지 활동이야기, 특별한 에피소드, 함께한 사람들(참가자, 지역주민)

내가 현지에서 한 일은 살라쉬라는 자연농원을 가꾸는 일이었다. 아이가 있는 가족들이 많이 오는 곳이었는데, 그곳에 있는 풀들을 깎아 모으고 피부에 닿으면 아픈 식물들을 제거하거나, 넓은 들판에 있는 나무에 물을 주고 낡은 펜스를 고치는 일들을 했다. 우리가 지내는 곳에서 살라쉬까지 가기 위해 매일 30분 이상 오르막길을 걸어야 했다. 마지막 날까지도 그 길을 걷는 것은 힘들었지만, 다신 걸을 수도, 볼 수도 없을 길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컸다.
2주를 보내는 동안 근처의 도시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었고, 마을의 파티에 참가하기도 했으며 그 마을의 전통 의상을 입어보는 기회도 가졌고, 마을의 신문사에서 우리들을 취재하러 와서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나에게 르호타에서의 2주는 이밖에도 새롭고 낯선 경험들을 가득 안겨준 시간들이었다.

참가 후 변화, 배우고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사실 첫 3일 정도는 적응하지 못하고 많이 낯설어 했던 것 같다.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서양인이었고, 대부분 친구들과 함께 왔으며 영어 사용이 능숙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비록 틀릴지라도 영어로 말하는 것에 자신감이 붙고, 친구들이 편해지면서 처음 낯설어했던 시간들이 아깝게만 느껴졌다. 리더들과 친구들은 모두 친절했고, 답답했을 내 말을 끝까지 들어줬다. 내가 나이가 많은 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나보다 행동과 사고가 성숙한 친구들이 많았다. 한국에서 중요시하는 나이라는 개념이 성숙함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이 느껴졌다.
참가 후 가장 변한 것은 영어와 외국인을 대하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 외국인 친구도 한국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그저 나와 일상과 경험을 나누는 한명의 친구일 뿐이며, 어렵게 느낄 필요가 없다는 점을 몸으로 배웠다. 또한 대화를 위한 영어는 완벽할 필요는 없으며, 영어로 말하는데 두려움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2주동안 이름도 낯선 Tvarozna Lhota라는 곳에서 다양한 문화와 경험들을 접하며 생각지 못한 곳에서도 많이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