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전남새뜸] 해안 정화는 게들을 춤추게 했다

2021-09-29 · 관리자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 진도 대마도. 그곳에서 열리는 국제청년워크캠프 참석을 위해 목포행 기차에 앉아 있던 나의 가슴은 두근두근! 기대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됐다. 

 

혼자 사는 데 익숙해진 나는 일주일 동안 10명의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생활하는 것이 걱정스러웠다. 

 

목포에 도착해 팀원들을 만나자마자 안심이 됐다. 어색할 수도 있던 상황인데, 인사를 나누며 편하게 이야기도 했다. 섬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바다 정화활동을 하는데 얼마나 큰 어려움이 있을까 싶었다.

 

진도 대마도행 배를 탔다. 배 위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풍경에 도취되어 서로의 사진을 찍으며 마치 오래된 친구들처럼 많이 웃었다. 모두가 전날 처음 만났다는 것을 믿지 못할 정도로 금방 친해졌다.

 

대마도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섬의 아름다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마을에 도착하고, 마을 위원장님이 우리에게 빌려준 집의 아늑한 분위기에도 매료됐다. 아기자기한 집안 가득 퍼지는 맛있는 냄새, 집에 들어서자 사모님이 준비하신 잔칫상 같은 밥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맛있는 반찬 냄새에 푹 빠졌다. 생선, 조개, 해초로 가득한 반찬은 맛있고, 신선했다. 한국에 온 뒤 매일매일 한국음식을 맛있게 먹고 살지만 이렇게 맛있는 식사를 한 적은 없었다. 

 

캠프를 앞두고 두려웠던 마음이 완전히 안심된 것은 그 순간이었다. 사모님의 요리를 매일 먹게 된다면 걱정할 것이 하나도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게 되었다. 잘 먹으면 다른 것도 다 잘 된다는 말처럼.

 

맛있는 식사 후에 마을 위원장님은 대마도의 구석구석을 보여 주셨다. ‘가고 싶은 섬’에 선정된 이후 섬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구상한 아이디어를 공유해주고, 우리가 정화활동을 하게 될 해변을 보여 주셨다. 위원장님의 신선한 생각과 섬을 개선시키려는 열망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바다 정화를 시작하기 위해 다음 날 아침 해변에 돌아와서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깨달았다. 무거운 쓰레기도 많았고 모래 속 깊이 묻힌 쓰레기도 많았다. 무엇보다도 냄새가 심했다. 쓰레기더미에서 나는 냄새는 정말 불쾌했다.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지만, 다큐멘터리는 늘 최악의 상황을 보여 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래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한국 섬들의 예쁜 사진만 보면서 쓰레기 문제가 이렇게 심각할 줄 상상도 못했다.

 

해변 정화는 상상했던 것보다 어려웠지만 우리는 쓰레기를 가능한 한 많이 제거하자는 열정으로 가득 찼다. 쓰레기를 치우면 치울수록 모래에서 나온 게들이 해변에서 행복하게 춤추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동기부여를 받았다. 

 

잠시도 쉬고 싶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게들은 깨끗한 모래에서 살아야 한다. 우리는 쉴 수 없었다.

 

다음 날 아침, 하룻밤 사이에도 엄청나게 많은 쓰레기가 밀려 들어와 놀랐다. 다행히 둘째 날에는 섬 주민과 조도면사무소 공무원들이 와서 도와주셨다. 자신이 버리지 않은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애쓰는 섬사람들을 보고 또 다시 큰 감동을 받았다. 

 

해변 정화에 참여할 수 있는 섬 주민이 많지 않다는 점이 가슴 아팠다. 섬 주민들 대다수는 노인이었다. 매일매일 섬에 밀려오는 쓰레기를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안타까워하던 어르신들이 눈에 선하다. 

 

상냥하고 친절한 그분들의 미소만으로도 피곤하고 지친 내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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